[미술사] 알타미라의 사슴부터 신석기 석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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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 이야기

[미술사] 알타미라의 사슴부터 신석기 석관까지

원시 고대 미술

미술이 언제 어떻게 시작하였는가를 정확하게 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현재 살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것은 B.C. 2만 년경 구석기 후기 인류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 알타미라(Altamira)의 사슴이나 남프랑스 도르도뉴(Dordogne) 지방의 동굴 벽에 그려진 들소 등의 벽화가 있다. 알타미라 동굴은 1880년 최초로 어린 소녀가 우연히 발견하였는데, 피레네 산맥을 중심으로 40여 개의 크고 작은 동굴이 발견되고 있다. 이들 동굴 회화와 조각의 유산을 프랑코 칸타브리아(Franco-Cantabria) 미술이라고 한다. 동굴 예술의 대부분은 주술적 신앙을 숭배하는 의도에서 제작되었다고 보는 편이다. 왜냐하면, 동굴 벽화나 조각들 대부분이 동물의 형태이고, 인체의 경우 한결같이 성을 과장하여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조형 표현이 식량과 성에 집중된 것도 선사 인류에게 중요한 과제였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남아있는 원시 종족의 생활이나 사고형태, 원시 예술로 남아있는 창이나 활촉 등으로 미루어 보아, 선사 인류가 회화와 조각을 수렵의 풍요와 씨족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식으로써 사용했으리라 추정하는 것이다. 동굴 벽화 시대는 제4기 빙하기가 후퇴하는 초기 기간에 해당하며 긴 겨울이 지나 봄을 맞는 시기에 비유할 수 있다. 선사 시대인의 생활은 아직 원시적 수렵과 채집에 머물러 있었으리라 보이므로 생존과 번영을 기원하는 주술적인 의미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조각과 벽화는 단순하게 시작하여 점차 복잡한 도형으로 발전하였다.

 

구석기 시대 미술

1940년 프랑스에서 발견된 라스코(Lascaux), 1901년 발견된 퐁 드 곰(Font-de-Gaume) 등의 동굴 벽화와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여성 조각상이 이러한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다. 표현적으로 분류하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도식화된 표현이고 다른 하나는 사실적인 표현이다. 예를 들어 <뿔잔을 든 여인(Laussel의 비너스)> 은 사실성이 있으나 양식적인 의미에서 성숙성이 부족한 반면, <빌렌도르프(Willendort)<비너스>, <레스퓨그(Lespugue)의 비너스>는 부분과 전체의 통일된 구조의 의지가 나타나고 있다. 라스코 동물 벽화는 생동감 넘치는 사실적 묘사가 강하게 나타나 있으며, 알타미라 동굴 벽화는 완전성 면에서 우세하다. 알타미라 벽화는 라스코 벽화와 다르게 동물의 정지 상태를 주로 그렸으며, 풍부한 윤곽선으로 섬세하게 형태가 정리되어 있다. 도르도뉴 지방의 라 마들레느 동굴에서 출토된 동물 뿔에 새겨진 들소는 더욱 도식적이다. 니오(Niaux) 동굴의 경우 동물의 모습을 윤곽선을 먼저 그리고 세부 특징을 정리하여 도형으로 그렸다. 다만 여기서는 라스코의 생명력이나 알타미라의 고요함을 찾아볼 수 없다.

프랑코 칸타브리아 미술에서는 주로 동물과 여성 등 제한된 대상을 표현했던 데 반하여, 스페인 동부 레반트(Levant) 지방의 암벽 조각은 인물의 군상이 많이 발견된다. 표현대상이 수렵과 전투 등의 집단적 행동으로 옮겨졌으며, 인물 표현에 있어서도 동세를 강조하는 도식적 표현도 발달하였다. 운동 방향으로 체구를 길게 하는 등의 표현이 흥미로운데 이는 사실적 묘사도 아니고 양식화도 아닌 표현주의적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중석기 시대에서 신석기로 들어가면서 빙하기는 급속도로 이동하고 유럽 중부는 빙하의 후퇴에 따라 한대 지방에서 서식하던 야생 동물은 북방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따라서 수렵인의 일부도 동물들을 따라 북방으로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북유럽의 선사 예술은 스페인 레반트 지방의 미술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한편 아프리카 지방도 중석기 시대 이후 풍부한 선사시대 예술의 유적을 찾을 수 있는데, 특히 북아프리카의 리비아, 타실리의 유적, 남아프리카의 부시맨(Bushman)의 서식 지대를 중심으로 선사시대 또는 역사 시대 이후의 원시 미술의 유적을 볼 수 있다. 이들 미술도 선사시대 또는 원시 종족의 주술적 사고방식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다만, 조형을 통한 자기 표현, 장식하고자 하는 본능, 유희의 본능 등 인간의 욕망도 포함되어 있다. 인류는 이렇게 사물을 조형으로 만들면서 객관성과 사고법을 발달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신석기시대 미술

구석기 이후 수렵 생활에서 벗어나 점차 농경과 목축이라는 생활 수단이 발달하면서 집단생활과 정착이 활발해진다. 특히 철기를 거쳐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각처에서는 동물이나 인체의 회화 및 조각이 사라지고 거석 기념물이 자주 나타난다

스톡홀름 역사박물관에 보관 중인 신석기 시대 작품 <석관에 새긴 그림>을 살펴보면, 마차, 인물, 물고기, 짐승 등이 기호화된 독특한 형태로 새겨져 있다. 풍요를 기원하는 것과 관련된 모티브로서 태양 숭배에 기초를 둔 계절의 신화에 얽힌 이야기가 담겼다. 태양을 상징하는 천상을 가르는 수레는 겨울의 악령을 몰아내고 태양의 힘과 풍요를 전하는 것이며 짐승등은 신에게 바치는 공물로 여겨진다. 사실적인 기교보다 추상화한 무늬로 장식적 요소가 가미되어 더욱 종교적 색채가 농후해졌다.

얼핏 보기에 예술이 퇴화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 시기의 인류는 새로운 조형의 길을 걸었다고 볼 수 있다. 이 거석 문화가 바로 종교적 신앙에서 나온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자연의 중력을 거슬러 기념비적 건축물을 세우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또 이 시기에 발달한 추상 문양은 단순한 모방이나 사실적 묘사와는 다른 추상의 발견으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소 말 사슴 그림
<소와 말과 사슴> Cattle and Horse Deer, 프랑스 라스코 동굴 (*1)

 

라스코 동굴은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의 몽티냐크(Montignac)에서 약 2km쯤 떨어진 남쪽 언덕 위에 있다. 1940년 마을 소년들이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존 상태가 좋아 원래의 색채를 그대로 간직하며 생명력 넘치는 표현력을 확인할 수 있다. 벽화 채색은 암벽을 적신 후 가루 상태의 안료를 둥근 통에 넣고 불어서 부착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들소 벽화
<들소> Bison,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 (*2)

 

피레네 산맥의 스페인 쪽 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마을 가까운 곳에 있다. 영주인 마르셀리노 드 사우툴라는 어린 딸과 함께 화석을 찾으러 갔는데 지루해진 어린 딸이 혼자 돌아다니다가 먼저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처음 그림이 발견되었을 때 너무나 훌륭한 솜씨 덕분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논란이 일었다고 한다. 이 불규칙한 동굴은 상당히 길어서 270m 정도 되는데, 울퉁불퉁한 암반에 요철과 바위의 융기를 평평하게 다듬지 않고 오히려 의식적으로 활용하여 그렸다. 머리, , 궁둥이 부분을 볼록한 부분에 맞춰 그려서 부조 효과를 나타냈으며 램프로 비추어 보면 마치 살아있는 듯한 양감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바위 표면을 긁어서 윤곽선을 그리고 광물을 활용하여 검정, 적색, 갈색 등의 색감을 표현하였다. 이렇듯 교묘한 음영 처리는 구석기 시대의 높은 회화 수준을 알 수 있다.

 

고대 여성 조각
<뿔잔을 든 여인>(*3) <레스퓨그의 비너스> (*4) <빌렌도르프의 비너스>(*5)

 

<뿔잔을 든 여인>은 유럽부터 동시베리아,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남부까지 넓은 지역에서 발굴되고 있는데, 이는 제작 기술과 도구 사용의 발달을 엿볼 수 있다. 뿔로 만든 잔을 막 입에 가져다 대려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배꼽을 표현한 점이나 여성성의 강조를 볼 수 있다한편 <레스퓨그의 비너스><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팔을 간소하게 표현하는 등 필요에 따라 생략과 훨씬 더 뚜렷한 과장을 통하여 의식을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자료 출처]

*1 By Jack Versloot - originally posted to Flickr as Lascaux II, CC BY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5073914

*2 By Museo de Altamira y D. Rodríguez,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4512679

*3 By Par Zunkir Travail personnel,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28217964

*4 By Vassil - Own work, CC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66330882

*5 By User:MatthiasKabel - Own work, CC BY 2.5,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526553